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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월요일

요안나1221 2025. 11. 24. 14:41

오늘 출근을 했는데,  팀장님의 면담 호출이 왔다. 

지난주 금요일 업무 분장 면담을 해서 연장선상일 줄 알았는데 오늘 25년 인사고과가 나오는 날이라 

그것에 관련된 면담이었다. 

올해 나의 퍼포먼스로는 A도 손색이 없고 본인 역시 그렇게 상부 보고를 마쳤는데, 

내 앞에서 어이없게 A의 할당이 잘렸다는소식이었다. 

팀장님도 너무 미안해하시며 어렵게 말씀을 전하셨고 그걸 듣는데 뭐랄까.. 힘이 주욱 빠졌다. 

사실 얼마 전까지도 내가 원한 게 과연 A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다.

대만 여행 가기 전에 팀장님과 했던 고과 면담에서 내가 무언가를 어필하기도 전에 팀장님이 먼저 

올해 내가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아주셨고, 사실 그것만으로 많은 것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그래도 100% 성에 차지는 않았다. 

작년 고과를 C를 받아서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출발선상에서 시작한 한 해였지만 

내 이름으로 후회없이 열심히 해서 인정 한 번 받아보고 싶었고 그 결과물이 A라면 

더 미련없이 이 회사를 그만둘 수 있을 것 같았다. 10년 넘게 회사를 다니면서 한 번도

내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로 A를 받아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내 인생에서 너무 중요한 도전이었다. 

쉽지 않은 파트 상대를 만나 그가 해야할 일까지 내가 전부 하게 되었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일종의 도파민도 맛봤다. 

주변 동료들도 내가 올 한 해 했던 공로에 대해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쉽지 않았던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나 했는데, 인생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는가보다. 

실장님, 본부장님 선에서까지 내가 A를 받는 것에 이견이 없으셨다며 팀장님도 많이 아쉬워하셨지만

글쎄.. 정말 나를 안전하게 줄 마음이었으면 좀 더 앞 등수에 나를 배치시켰을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올라왔다. 

사실 여기서 뭘 어떻게 더 열심히 해야 A를 받을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고과 이의제기를 할 마음은 더욱 더 들지 않는다. 

결과물이 어떻던 간에 나는 올 한 해를 정면 돌파했고 그것에 스스로 만족한다면 지나고서도 후회가 없겠지만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가슴으로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기 까진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내 나이는 벌써 30대 중반인데, 나는 아직도 인생의 출발선에서 아무런 출발도 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